아버지의 종아리 회초리 이제는 추억속으로

 

요즘도 종종 사극을 보면 종아리 회초리를 맞는 모습이 나옵니다.

물론 저역시도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께.. 또는 선생님께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저의 아버님께서는 중학교 선생님 이신데,

이제는 체벌도 잘 안하시는것 같더군요. 워낙 말들이 많으니까요.

예전에는 정말 피끓는 열혈 청춘이신지라 체벌도 많이 하시고 종아리 회초리, 발바닥 때리기,

아직도 명절마다 찾아오는 제자분들을 보면 마흔이 훌쩍 넘으셨지만 잊지 않고 매년 찾아오시는

분들이 고맙기도 하고 나는 아직까지 선생님을 찾아뵌 적이 거의 없는데..

그런것을 보면 참 아버지지만 멋지게 사셨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물론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존경하는분이 누구냐고 누군가 제게 묻는다면,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버지"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제 저도 성인이 되어 내년이면 일명 초딩이 되는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아버지께 종아리 회초리를 맞을래야 맞을수도 없게 되었죠.

이렇게 말하면 참 어렸을적에 많이 맞았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아버지께 맞아본 기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야 되겠지요..

 

워낙 성격이 개구쟁이(?) 이신 분이라 아직도 아버지 뵐일이 있어 학교에라도 놀러가보면

어린 아이들하고 축구하고 장난치고.. 주말마다 애들 태워서 놀러다니고..

사회를 담당하고 계신데 지루한 과목이지만 80점 넘는 녀석들은 전부 짜장면 사준다고 유혹을하는

참 멋지신 분입니다. 아직도 그러시는지는 모르겠네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자주 봤었는데..

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으셨지만요.

 

이런 제가 아직도 아버지와 웃으며 예전 종아리 회초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웃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저녁 9시 오락실사건..

 

제가 초딩때였습니다. 그날도 아버지 제자분들이 저녁식사를 하러 저희집에 놀러오셨었죠.

(그때는 공고 선생님이셨는데, 형님들도 참 많이 놀러오셨던것 같네요)

그런데 그때 형님이 저에게 500원을 덥썩 주셨습니다.

이게 왠 횡재인가요^^

 

저는 감사합니다하고 넙죽 500원을 받고나니 견물생심인지라

자꾸만 다른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오락실 이었습니다.

참 예전에는 왜이렇게 오락실에서 50원씩 넣고 게임을 하는게 그렇게도 재미있던지..

 

결국은 제가 8시가 넘은 저녁시간에 게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발걸음을 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으려나.. 수상한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니

아뿔싸!! 그건 바로 아버지 였습니다.

 

어린마음에 한번은 봐주시겠지 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그렇게도 화가나신 모습은 아직도 본적이 없는 것 같네요.

 

아버지께서 난데없이 종아리를 걷으라 하시더니..

단소로 저의 종아리 회초리를 무려 다섯대나 때리셨답니다.

 

얼마나 아프고 서러웠던지 다시는 오락실에 가지 않는다고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아버지께

석고대죄(?)를 했었죠.

 

 

 

 

그후, 7살난 자녀를 둔 한 아이의 아빠가 되기 까지 아버지께 체벌을 당한 기억은 없답니다.

아직도 가끔은 그때 종아리 회초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셨던 아버지의 모습에 혼자서

웃을을 짓곤 한답니다.

 

 

지난달 아버지와 우리딸의 배구장 인증샷!!

 

 

이제는 제가 아버지께 효도하고 지켜드려야는데..

항상 자식들은 그런것 같습니다. 받기만 하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제대로 표현을 하기가 쑥쓰럽네요.

그래도 항상 제 마음속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아버지 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찾아뵙는데 이렇게 늦은시간에 글을쓰고나니 또 뵙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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